시리는 오래 기대를 받은 만큼 실망도 많았던 기능입니다. 애플이 이번에는 정말 바꿀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독립 앱, 챗봇 전환, Gemini 탑재 같은 이야기는 애플 AI 전략의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애플 AI 볼 때
- 시리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바뀌는지
- Gemini 탑재 가능성
- 2년 전 약속과 달라진 점
2024년 WWDC. 팀 쿡이 무대에 서서 약속했습니다. “시리가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그리고 2년이 흘렀어요.
그 약속은 iOS 18에서도, iOS 26에서도, 심지어 어제 나온 iOS 26.4에서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챗GPT는 수억 명의 일상이 됐고, 제미나이는 구글 전 제품에 녹아들었어요. 그 사이 시리는 여전히 “죄송해요, 잘 모르겠어요”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오늘(3월 25일)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이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이 업계를 뒤흔들고 있어요. 애플이 올해 6월 WWDC에서 진짜로, 이번에는 제대로 달라진 시리를 공개한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알려진 내용을 전부 정리해드릴게요.
왜 지금인가 — 배경
애플이 시리 개편에 속도를 낸 직접적인 계기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구글과의 파트너십입니다. 2026년 1월 12일, 애플과 구글은 구글의 Gemini 모델과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는 다년간 협력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쉽게 말해, 애플이 AI의 핵심 두뇌를 구글에서 빌려오기로 결정한 거예요. 애플은 연간 약 10억 달러(약 1조 4천억 원)를 구글에 지불하고 1.2조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맞춤형 Gemini 모델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둘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현실입니다. Xcode 26 베타에는 이미 GPT-5와 Claude가 통합됐어요. 애플의 개발자 도구조차 경쟁사 AI를 품은 상황에서, 시리만 구태를 유지할 수는 없었겠죠.
가장 큰 변화 — 드디어 독립 앱이 생긴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시리가 독립 앱으로 분리된다는 점입니다.
코드명 ‘캄포(Campo)’로 불리는 이 독립 앱은 애플 메시지를 닮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이전 대화를 한곳에서 모아볼 수 있는 중앙 허브 역할을 합니다. ChatGPT 앱이나 구글 제미나이 앱처럼 따로 열어서 쓸 수 있는 완전한 챗봇 앱이 드디어 생기는 거예요.
인터페이스는 대화 목록을 리스트나 그리드 형태로 정리하고, 자주 쓰는 대화를 즐겨찾기로 고정하거나 이전 대화를 검색하는 기능, 새 대화를 빠르게 시작하는 기능을 갖출 예정입니다. 문서나 이미지를 첨부해서 애플 인텔리전스가 분석하게 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참고로 거먼은 불과 두 달 전인 1월에 “독립 시리 앱은 개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다시 “독립 앱을 테스트 중”이라고 뒤집었어요. 애플 내부에서 그만큼 빠르게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챗봇으로의 전환 — 드디어 ‘대화’가 된다
지금까지의 시리는 기본적으로 ‘명령-응답’ 구조였습니다. “알람 7시로 맞춰줘” → “7시 알람을 설정했습니다.” 한 번 주고받으면 끝이었죠.
새 시리는 이 구조를 완전히 깹니다.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긴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고, 앞서 나눈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며 응답합니다. 실시간 응답과 낮은 지연 시간으로 훨씬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더 나아가 시리는 이메일, 메모, 메시지 등 개인 데이터를 가로질러 맥락을 파악하고, 앱 안에서 실제 작업을 처리하는 것도 가능해집니다. 뉴스 콘텐츠 접근과 웹 검색도 지원합니다. 단순한 질문-응답을 넘어서 진짜 비서처럼 동작하겠다는 거예요.
Ask Siri 버튼과 Write with Siri — 전 시스템 통합
독립 앱 외에도 전 시스템에 걸쳐 시리를 더 빠르게 부를 수 있는 두 가지 새로운 진입점이 생깁니다.
① Ask Siri 버튼
시스템 전반의 앱 메뉴에 ‘시리에게 묻기(Ask Siri)’ 버튼이 추가됩니다. 화면에서 텍스트를 선택하거나, 화면에 보이는 것에 대해 궁금한 게 생기면 이 버튼을 탭해서 바로 시리에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앱을 전환하거나 복사-붙여넣기 없이 바로 AI에게 질문이 연결되는 구조예요.
② Write with Siri (시리로 쓰기)
키보드 상단에 ‘시리로 쓰기(Write with Siri)’ 옵션이 추가되어 글쓰기 도구 메뉴를 열고 텍스트를 AI가 자동 생성하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메일 초안 작성, 메시지 다듬기, 문서 편집 등에서 키보드를 열면 바로 AI 작성 도구를 쓸 수 있게 되는 거예요.
다이나믹 아일랜드 통합 — 아이폰 외관도 바뀐다
하드웨어 디자인과의 결합도 눈에 띕니다. 애플은 시리를 다이나믹 아일랜드에 통합하는 방안을 실험 중입니다. 전원 버튼으로 시리 앱을 호출하는 방식도 테스트되고 있으며, 기존의 핑크·퍼플 글로우 엣지 대신 새로운 실행 애니메이션도 준비 중입니다.
다이나믹 아일랜드에서 시리가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아이폰의 상징적인 디자인 요소와 AI가 결합하는 장면이 될 것 같습니다.
Spotlight를 대체 — 검색의 중심이 된다
새 시리의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는 Spotlight 검색을 대체하는 것입니다. 로컬 파일 검색과 인터넷 정보 검색이 시리 하나로 통합됩니다. 화면 아래로 쓸어내려 Spotlight를 여는 대신, 시리 하나로 파일도 찾고 웹도 검색하는 통합 경험이 만들어지는 거예요.
언제 받을 수 있나 — 출시 일정
| 일정 | 내용 |
|---|---|
| 4월~5월 (예상) | iOS 26.5 베타 — Gemini 기반 첫 Apple Intelligence 기능 일부 포함 가능 |
| 6월 8일 | WWDC 2026 기조연설 — 새 시리 공식 공개, iOS 27 개발자 베타 시작 |
| 6월~8월 | iOS 27 퍼블릭 베타 |
| 2026년 9월 | iOS 27 정식 출시 — 새 시리 일반 사용자 배포 시작 |
| 2026년 말까지 | 나머지 Apple Intelligence 기능 순차 배포 완료 목표 |
iOS 26.5에서 Gemini 기반 시리와 Apple Intelligence 기능의 첫 번째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전체 개편은 iOS 27이 정식 출시되는 9월에 완성될 전망이에요.
이번엔 진짜일까 — 냉정한 시각
솔직하게 짚어봐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이번 내용은 모두 마크 거먼의 단독 보도와 업계 루머를 기반으로 합니다. 거먼의 애플 정보는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지만, 그도 두 달 전에 독립 앱은 없다고 했다가 오늘 뒤집었어요. 현재 이 기능들은 내부 테스트 단계이며, 6월까지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애플은 이미 2년 전에 같은 약속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시리가 달라집니다”는 말을 두 번 들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점이 있습니다. 구글과의 공식 계약이 체결됐고, WWDC 날짜도 잡혔으며, 마크 거먼이 구체적인 기능명과 코드명까지 공개했어요.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실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며 — 6월 8일이 그 답을 줄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75일 뒤, 팀 쿡이 다시 무대에 섭니다.
새 시리가 정말 챗봇처럼 대화하고, 내 이메일을 읽어 상황을 파악하고, 앱을 직접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 2년의 기다림은 충분히 보상받는 순간이 될 겁니다. 반대로 또다시 “내년에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될 예정입니다”로 끝난다면, 애플에 대한 AI 불신은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6월 8일 새벽 2시는 알람을 맞춰볼 만한 날이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