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은 폐쇄적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말, 이제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줄 알았거든요.
2026년 5월 14일, 보안 업계를 발칵 뒤집은 뉴스가 터졌습니다.
앤트로픽(Anthropic)의 차세대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Claude Mythos)**가 애플이 5년에 걸쳐 개발한 M5 칩의 핵심 보안 기술을 단 5일 만에 우회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처음 보도한 이 사건, 지금부터 핵심만 짚어드릴게요.
무슨 일이 있었나
팔로알토에 본사를 둔 보안 스타트업 Calif의 연구팀이 미토스 프리뷰(Mythos Preview) 버전을 활용해 macOS 26.4.1이 설치된 애플 M5 기기에서 커널 메모리 손상 익스플로잇을 만들어냈습니다.
쉽게 말하면, 일반 사용자 계정에서 출발해서 시스템 최고 권한인 루트(root) 권한을 탈취하는 공격 경로를 완성한 겁니다. 특별한 관리자 권한도, 악성 파일 설치도 필요 없었습니다. 평범한 시스템 명령어만으로요.
이 과정에 걸린 시간이 고작 5일이었습니다.
클로드 미토스가 뭐길래
미토스는 현재 공개되지 않은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입니다. 클로드 오퍼스보다 위 단계에 있는 모델로, 내부 평가에서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자율적으로 발견하고 공격까지 수행하는 능력이 너무 뛰어나 공개를 보류한 상태입니다.
앤트로픽은 대신 올해 4월 프로젝트 글라스윙(Project Glasswing) 이라는 이니셔티브를 통해 선별된 파트너사에만 미토스 프리뷰 접근권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WS,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시스코, JPMorgan 등 쟁쟁한 기업들이 참여 중이며, 이 프로그램의 핵심 목표는 역설적이게도 “AI 공격을 AI로 막는 것”입니다.
참고로 모질라는 미토스를 활용해 파이어폭스에서 271개의 취약점을 발견하고 패치하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MIE, 5년이 무너지다
이번 사건의 핵심 타깃은 애플이 **Memory Integrity Enforcement(MIE)**라고 부르는 기술입니다.
MIE는 ARM의 메모리 태깅 기술(MTE)을 기반으로 한 하드웨어 레벨 보안으로, 포인터 태그와 메모리 태그가 일치하지 않으면 접근 자체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애플이 아이폰에 이 기술을 도입한 이후 아이폰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메모리 공격이 실질적으로 사라졌을 만큼 강력한 방어막이었습니다.
그런데 미토스와 인간 연구자들의 협력이 이 방어막을 정면으로 뚫어낸 겁니다.
AI가 한 것과 인간이 한 것
Calif 연구팀은 이 점을 명확히 짚었습니다. 미토스가 모든 걸 혼자 한 건 아니라고요.
미토스는 이미 알려진 버그 유형 안에서 두 개의 새로운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냈습니다. 익스플로잇 개발 과정에서도 AI가 적극 보조했습니다.
하지만 MIE 자체를 우회하는 창의적인 기법은 여전히 인간 연구자의 전문성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팀은 이렇게 썼습니다: “최고의 모델과 전문가가 결합됐을 때 무엇이 가능한지를 테스트하는 게 우리의 동기였습니다. 일주일 안에 최강의 보안을 커널 메모리 취약점으로 뚫었다는 건 이 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말해줍니다.”
그리고 이 발견을 제보하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애플의 취약점 제출 창구에 파일을 올리는 대신, 팀원들이 직접 애플 파크 본사로 차를 몰고 가서 레이저 프린트한 보고서를 손에 들고 대면 보고를 했습니다. “Pwn2Own 참가자들이 겪은 제출 홍수 속에 묻히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요.
지금 맥 사용자가 해야 할 일
애플은 이미 macOS Tahoe 26.5 업데이트에서 관련 취약점 일부를 패치했으며, 릴리즈 노트에 Calif와 앤트로픽 리서치를 크레딧으로 명시했습니다. 다만 이번 익스플로잇 체인 전체에 대한 완전한 패치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Calif는 애플의 패치가 완료되는 시점에 55페이지 분량의 기술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조치는 하나입니다.
macOS 보안 업데이트가 뜨면 즉시 설치하세요.
마치며 — “AI 버그마게돈의 서막”
Calif 연구팀은 이번 사건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애플은 미토스 프리뷰가 없던 세상에서 MIE를 설계했습니다. 우리는 곧 지구 최강의 방어 기술이 AI 버그마게돈 앞에서 어떻게 버티는지 목격하게 될 겁니다.”
이번 사건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취약점 자체보다 속도 때문입니다.
과거엔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리던 취약점 연구가 AI와 전문가의 결합으로 5일로 단축됐습니다. 그리고 미토스는 아직 일반에 공개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맥이 안전하다는 믿음, 여전히 유효할까요? 적어도 업데이트를 미루는 습관만큼은 오늘부터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