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에 타사 브랜드의 화면이 들어간다? 여러분은 상상이 되시나요? 하지만 그것이 현실로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삼성전자가 BOE에 내년 출시할 갤럭시S27 일반형 OLED 개발 관련 자료요청서(RFI)를 보낸 것으로 오늘(5월 11일) 파악됐습니다. 갤럭시S 시리즈 OLED를 전량 공급해온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 구조에 처음으로 실질적인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의 OLED는 항상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나왔습니다. 예외가 없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갤럭시 OLED 공급의 약 99%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구조가 20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그 벽에 처음으로 진짜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RFI란 무엇인가 — 견적 이전 단계의 공식 문의
RFI는 제품 사양 결정 후에 세트업체가 부품업체에 보내는 견적의뢰서(RFQ) 이전에 주고받는 문서입니다. RFI 단계에선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 정보를 문의합니다.
즉 아직 최종 결정이 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RFI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의지의 표현입니다. BOE가 앞으로 RFQ를 받고 제품 개발 단계 등을 거쳐야 하지만, 삼성전자가 수년간 갤럭시S 시리즈 OLED 공급망 이원화를 시도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BOE의 갤럭시S27 시리즈 OLED 납품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왜 지금인가 — 비용 압박과 BOE와의 관계 개선
삼성전자가 BOE에 RFI를 보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OLED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
삼성전자가 BOE에 갤럭시S27 일반형 OLED용 RFI를 보낸 것은 OLED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용 OLED는 전량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 중입니다.
단일 공급사 체계는 협상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BOE의 갤럭시S27 일반형 OLED 납품이 최종 성사돼도 전체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많겠지만, 삼성전자로선 OLED 가격을 낮출 수 있습니다. BOE라는 선택지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2. BOE와의 관계 회복
지난해 4분기 BOE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특허분쟁을 합의 종결한 뒤 다시 삼성전자와 관계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천옌순 BOE 회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했으며, 당시 BOE와 삼성전자가 TV용 LCD와 갤럭시 OLED 납품량을 주로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습니다.
특허분쟁 종결이 새로운 협력의 문을 열었습니다. BOE가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TV용 LCD 물량은 지난해 100만대 초중반에서 올해 400만대 내외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TV LCD에서 시작해 스마트폰 OLED로 확장하는 수순입니다.
갤럭시S27은 4종 체제 — BOE는 어느 모델에 들어가나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S27 시리즈를 기존 3종에서 1종 늘린 4종으로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서 1종에 대해서 BOE로 공급망 이원화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새로 추가되는 모델이 무엇인지도 확인됐습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내년 갤럭시S27 시리즈에 ‘프로’ 모델을 추가, 4모델로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일반, 플러스, 프로, 울트라 4종 체제로 확장하는 게 골자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울트라 1종뿐인 고급형 모델에 프로를 추가해 2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울트라에서 펜 기능이 빠지고 다른 기술을 대부분 공유하는 고급형 모델을 출시하기로 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정리하면 울트라와 프로의 고급형 2종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일반형에는 BOE 이원화를 검토하는 구조입니다.
BOE는 왜 갤럭시S를 원하나 — 애플 시장 실패의 대안
BOE 입장에서도 갤럭시S 납품은 절박한 목표입니다.
BOE는 최근 애플 아이폰 OLED 공급 주문의 상당 부분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빼앗겼습니다. 갤럭시S 라인업을 뚫어 그 손실을 만회하려는 것입니다.
BOE는 한국 기업들이 맞추기 어려운 가격으로 고품질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어, 삼성전자가 구미가 당길 만합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BOE는 과거에도 갤럭시S 시리즈용 OLED 납품을 타진한 바 있습니다. 최종 납품한 적은 없습니다. 중저가폰인 갤럭시A73용 OLED를 CSOT와 함께 납품한 적은 있었지만, 당시 A73은 A시리즈 중에서 상위 모델이었지만 물량은 적었습니다.
삼성그룹 내부의 딜레마 —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은
이 문제가 단순하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 그룹 계열사입니다.
삼성그룹 입장에선 삼성전자가 OLED를 저가에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플 아이폰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와 경쟁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입장도 생각해야 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OLED 주문의 일부라도 BOE에 빼앗기면 협상 레버리지가 약해지고 가동률이 떨어지는 이중 타격을 받게 됩니다. 삼성전자가 비용을 아끼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는 손해를 봅니다. 한 그룹 안의 두 계열사가 정면으로 이해충돌을 일으키는 구조입니다.
BOE의 현재 기술력 — 넘어야 할 장벽
BOE가 플래그십 OLED를 공급하기에는 아직 기술 장벽이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구축한 OLED 발광층 구조와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구동 기술 관련 특허망이 사실상 산업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특허 장벽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사업 확장 자체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허분쟁은 합의로 종결됐지만 기술 격차는 여전합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에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전체 시장 흐름 — 중국 패널의 중저가 침투
갤럭시S27 일반형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미 중저가 라인에서는 중국 패널이 빠르게 진입하고 있습니다.
중국 플렉시블 OLED 업체들이 삼성전자 갤럭시A57 프로젝트 물량을 확보했습니다. 갤럭시A57용 OLED를 납품하는 중국 업체는 CSOT입니다. 9to5Mac
중국 패널 업체는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해 플렉시블 OLED를 헐값에 공급 중입니다. 삼성전자도 리지드 OLED를 사용했던 스마트폰 모델을 플렉시블 OLED로 바꾸고 있습니다. 9to5Mac
중저가에서 시작해 플래그십으로 — BOE의 전략이 단계적으로 실행되고 있습니다.
마치며 — 20년 독점의 균열, 이번엔 다를까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대 초반부터 여러 차례 BOE에 갤럭시S 시리즈 OLED용 RFI를 보냈습니다. 최종 납품이 성사된 적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를 수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특허분쟁 종결, BOE 회장의 삼성전자 방문, TV LCD 납품 확대, 그리고 갤럭시S27의 4종 체제 전환까지 — 여러 조각이 맞물리고 있습니다.
OLED 산업은 더 이상 고성장 산업이 아니라 기술력과 비용 구조로 승부가 갈리는 성숙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갤럭시 독점이 흔들린다면, 그 파장은 단순한 부품 공급사 교체를 넘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RFI에서 RFQ로, RFQ에서 실제 납품으로. 갤럭시S27이 출시될 2027년 초가 그 답을 줄 것입니다.
과연? 결과는?
이 글은 2026년 5월 11일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BOE의 갤럭시S27 OLED 납품은 현재 RFI 단계로 확정되지 않았으며, 최종 결정은 추후 공식 발표를 통해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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